검은 월요일 직전에 1차 매수한 연금 ETF, 계획대로 4번에 나눠 산다

2026년 5월 말 연금 ETF 1차 리밸런싱을 마친 뒤 검은 월요일 급락장을 맞았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 DC, 연금저축1, 연금저축2의 역할과 4회 분할 매수 계획을 다시 적었다.

집 책상에서 하락장 차트를 보며 연금 ETF 계좌를 점검하는 한국인

이 글은 개인적인 실행 기록이다. 아래 ETF명과 비중은 내가 세운 계획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누구에게나 맞는 포트폴리오나 매수 권유가 아니다. 연금 계좌는 나이, 소득, 세금, 투자 가능 상품, 손실 감내 범위에 따라 맞는 구조가 크게 달라진다.

2026년 5월 말, 나는 연금 계좌의 1차 리밸런싱(rebalancing, 목표 비중에 맞게 다시 배치하는 일)을 했다. 전체 계획의 첫 조각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26년 6월 8일, 국내 증시는 검은 월요일이라는 말이 붙을 만큼 크게 흔들렸다.

동아일보는 이날 코스피가 장중 7500선 아래로 밀리고, 서킷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고 보도했다. 조선비즈 영문판도 코스피가 개장 직후 8% 넘게 빠져 7477.46까지 내려갔고, 20분간 거래가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고 전했다.

예전 같으면 바로 후회부터 했을 것 같다. 너무 빨리 샀나. 조금 더 기다릴 걸 그랬나. 그런데 이번에는 매수 직후 하락을 맞는 상황까지 생각하고 계획을 짰다. 그래서 급락장 당일에도 계획표를 먼저 열었다.

이 글은 특정 ETF를 사라는 글이 아니다. 내가 실제로 연금 계좌를 어떻게 나눴고, 1차 매수 후 큰 하락장을 맞았을 때 왜 계획을 바꾸지 않기로 했는지 적어둔 기록이다. 구체적인 금액은 적지 않고, 비중과 구조만 남긴다.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하락장 차트가 떠 있는 집 식탁
이미지 제작에는 AI가 사용되었습니다. 1차 매수 직후 하락장을 맞으니, 수익률 화면보다 먼저 계획표를 다시 열게 됐다.

4번에 나눠 사기로 했다

이번 리밸런싱은 한 번에 끝내지 않기로 했다. 시장이 이미 많이 오른 뒤였고, S&P500과 한국 시장 모두 강한 상승을 지나온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총 4회 분할 매수(staged buying, 한 번에 사지 않고 나눠 사는 방식)로 정했다.

내가 적어둔 일정은 이렇다.

회차날짜목표 비중상태
1차2026-05-2835%실제 매수 완료
2차2026-06-2525%계획 유지
3차2026-07-2320%계획 유지
4차2026-08-2020%계획 유지

중요한 건 1차 매수 후 바로 검은 월요일이 왔다는 점이다. 기분만 보면 멈추고 싶다. 하지만 4회로 나눈 이유가 바로 이런 상황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100%를 넣지 않았고, 처음부터 남은 현금을 다음 구간에 쓰기로 했다면, 첫 하락이 왔다고 계획 전체를 버리면 분할 매수의 의미가 사라진다.

그래서 내 기준은 단순하다. 6월 25일 2차 매수는 계획대로 진행한다. 다만 시장가 주문은 피하고, 기준가격(NAV), 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iNAV), 괴리율(premium/discount,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차이), 호가 간격을 보고 지정가로 천천히 넣는다.

세 가지 색의 폴더를 책상 위에 나눠 놓고 계좌 역할을 정리하는 장면
이미지 제작에는 AI가 사용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계좌 세 개를 같은 포트폴리오로 복제하지 않고, 각각 다른 역할로 나눴다.

계좌 세 개를 같은 모양으로 만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세 계좌에 비슷한 ETF를 나눠 담고 싶었다. 좋아 보이는 ETF를 큰 계좌에도 넣고, 중간 계좌에도 넣고, 작은 계좌에도 넣는 식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계좌가 세 개일 뿐, 실제로는 같은 생각을 세 번 반복하는 셈이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계좌마다 이름을 붙였다.

계좌역할핵심 생각
DC중심 은퇴 엔진(core retirement engine, 오래 버티는 기본 계좌)성장 ETF를 담되 30% 방어 구간을 둔다
연금저축1성장 섹터 엔진(sector growth engine, 특정 성장 산업을 맡는 계좌)AI 전력, 피지컬 AI, 반도체, 우주·방산을 더 적극적으로 맡긴다
연금저축2실험 계좌(satellite account, 핵심이 아닌 보조 성장 베팅)작게, 하지만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에 가장 공격적으로 둔다

여기서 위성 비중(satellite)은 “대충 사는 돈”이 아니다. 중심 계좌가 무너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큰 가능성을 가진 테마에 따로 배정하는 돈이라는 뜻에 가깝다.

DC는 중심 계좌로 둔다

퇴직연금 DC나 IRP는 마음대로 전부 주식형 ETF에 넣을 수 있는 계좌가 아니다. KB Think의 퇴직연금 ETF 설명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주식혼합형 ETF를 최대 70%까지 투자할 수 있고, 나머지 30%는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정리한다. 연금저축은 DC·IRP와 제약이 다르지만, 여기서는 큰 은퇴자금일수록 방어 구간을 따로 둔다는 원칙만 가져왔다.

DC의 목표는 한 방이 아니라 “망가지지 않는 공격성”이다. 그래서 성장 70%, 방어 30%에 가깝게 나눴다.

구분ETF목표 비중이유
글로벌 선별TIME 글로벌탑픽액티브14%운용사의 선별 판단을 맡기는 중심 성장축
휴머노이드TIME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산업액티브12%장기 선택권(optionality, 작게 열어두는 큰 가능성)
AI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10%AI 전체 성장축
미국 성장TIME 미국나스닥100액티브10%미국 성장주 핵심 노출
미국 대형주TIME 미국S&P500액티브10%미국 대형주 기반 성장
한국TIME 코리아밸류업액티브8%코스닥 대신 한국 밸류업으로 제한
피지컬 AIKoAct 미국로봇피지컬AI액티브3%휴머노이드보다 넓은 로봇·피지컬 AI 보조축
우주·방산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3%AI 밖 성장 테마 보조
현금성TIGER 머니마켓액티브10%초단기 방어
현금성SOL CD금리&머니마켓액티브8%현금성 방어 분산
단기채권RISE 단기국공채액티브7%단기 채권 방어
채권혼합TIME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액티브5%방어 구간 안에서 성장 노출을 조금 남기는 완충

이 구조에서 내가 가장 신경 쓴 것은 휴머노이드를 의미 있게 넣되, DC 전체를 휴머노이드 하나에 걸지 않는 일이었다. 믿는 테마라고 해서 가장 큰 계좌를 전부 맡기면, 하락장에서 버티기 어렵다. 반대로 너무 작게 넣으면 내가 믿는 변화에 참여했다는 느낌도 없다. 그래서 DC에서는 12%로 두고, 피지컬 AI 보조축을 3%만 더했다.

태블릿의 포트폴리오 차트와 노트가 놓인 책상
이미지 제작에는 AI가 사용되었습니다. 큰 계좌는 성장 ETF 이름보다 방어 구간과 중복 노출을 먼저 봐야 했다.

연금저축1은 성장 섹터를 맡긴다

중간 계좌는 DC와 다르게 잡았다. DC가 중심 계좌라면, 연금저축1은 성장 섹터 엔진이다. 여기서는 AI가 화면 안의 소프트웨어를 넘어 실제 전력, 데이터센터, 반도체, 로봇, 우주·방산으로 내려오는 흐름에 더 집중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와 데이터센터 수요를 다룬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2024년의 두 배 이상인 약 945TWh로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숫자가 정확히 맞느냐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AI는 이제 모델 성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 냉각, 반도체, 인프라의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연금저축1은 이렇게 잡았다.

구분ETF목표 비중이유
AI 전력TIGER 글로벌AI전력인프라액티브20%데이터센터 전력·에너지·인프라 병목
피지컬 AIKoAct 미국로봇피지컬AI액티브18%로봇, 자율주행, 물류, 의료, 드론까지 넓은 피지컬 AI
우주·방산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12%AI 밖 산업 성장 테마
AI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12%넓은 AI 성장축
휴머노이드TIME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산업액티브12%초장기 고상방 테마
반도체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10%AI 반도체 밸류체인, 다만 과열 리스크 때문에 제한
한국TIME 코리아밸류업액티브6%한국 노출은 코스닥 대신 밸류업
미국 성장TIME 미국나스닥100액티브5%순수 성장지수 보조
현금성TIGER 머니마켓액티브5%조정장 재투입용 버퍼

여기서 핵심은 AI ETF를 여러 개 산다는 사실이 아니라, AI를 서로 다른 통로로 나눴다는 점이다. AI 전력 인프라, 피지컬 AI, 반도체 밸류체인, 휴머노이드, 우주·방산은 같은 성장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흔들리는 이유가 다르다. 전력주는 금리와 설비투자에 흔들리고, 반도체는 사이클에 흔들리고, 휴머노이드는 상용화 속도에 흔들린다.

검은 월요일이 왔다고 이 구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나눠두었기 때문에, 나는 “다 틀렸다”가 아니라 “어느 축의 가정이 깨졌는가”를 따져볼 수 있다.

거실에서 장기 투자 일정을 종이에 그려보는 장면
이미지 제작에는 AI가 사용되었습니다. 성장 섹터는 하루 가격보다 어느 산업 가설을 들고 가는지가 더 중요했다.

연금저축2는 작지만 가장 공격적으로 둔다

작은 계좌는 오히려 복잡하게 나누지 않았다. 금액이 크지 않은 계좌에 ETF를 너무 많이 넣으면 관리만 어려워진다. 그래서 이 계좌는 실험 계좌로 정했다.

구분ETF목표 비중이유
휴머노이드TIME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산업액티브65%가장 큰 장기 선택권
피지컬 AIKoAct 미국로봇피지컬AI액티브25%휴머노이드보다 넓은 로봇·피지컬 AI
우주테크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10%작은 계좌의 추가 성장 테마

이 계좌는 틀릴 수 있다. 아니, 틀릴 수 있어서 실험 계좌다. 대신 전체 계획이 무너지지 않는 크기로만 둔다. 성공하면 의미가 있고, 실패해도 중심 계좌를 흔들지 않는 구조가 이 계좌의 역할이다.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장기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현실에서는 가격, 안전성, 생산성, 현장 적용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이 계좌는 “확실한 투자”가 아니라 “작은 표를 사는 선택권”으로만 본다.

하락장 차트 옆 빈 체크리스트와 펜이 놓인 책상
이미지 제작에는 AI가 사용되었습니다. 실험 계좌는 크게 맞히는 상상보다, 틀렸을 때 전체 계획이 망가지지 않는지부터 봐야 한다.

액티브 ETF는 샀으니 더 자주 봐야 한다

이번 계획은 액티브 ETF(active ETF, 운용사가 시장 상황에 맞춰 구성종목과 비중을 조정하는 ETF)가 많다. 이건 장점이면서 동시에 숙제다.

좋은 점은 운용사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편한 점은 내가 무엇을 샀는지 계속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AI ETF처럼 보였는데 몇 달 뒤에는 특정 대형주 쏠림이 커질 수 있고, 오늘은 글로벌 테마처럼 보였는데 어느 한 국가나 업종 비중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ETF 자체도 가격을 따로 봐야 한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기초 가이드는 NAV를 장 마감 후 계산되는 순자산가치, iNAV를 거래 중 제공되는 추정 순자산가치로 설명한다. ETF는 펀드이면서 거래소에서 매매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급락장에는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의 차이도 같이 봐야 한다.

ETF 구성종목 표와 체크리스트가 놓인 집 책상
이미지 제작에는 AI가 사용되었습니다. 액티브 ETF는 이름보다 안에 든 종목과 비중을 더 자주 확인해야 했다.

또 하나는 집중 위험이다. FINRA는 특정 투자, 자산군, 시장 구간에 보유 자산이 크게 몰리면 손실이 증폭될 수 있는 집중 위험(concentration risk)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ETF 이름이 여러 개여도, 속에 들어 있는 종목이 비슷하면 분산이 아닐 수 있다. Investor.gov도 자산배분을 정할 때 여러 투자에 돈을 나눠 위험을 낮추는 분산을 함께 고려하라고 안내한다.

그래서 2차 매수 전에는 수익률보다 아래를 먼저 볼 생각이다.

  1. TIME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산업액티브의 상위 보유종목이 여전히 휴머노이드·피지컬 AI 공급망과 맞는가.
  2. 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TIME 미국나스닥100액티브,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 사이에 같은 대형 기술주가 과하게 겹치지 않는가.
  3. TIGER 글로벌AI전력인프라액티브가 전력·인프라 노출을 제대로 주고 있는가.
  4. KoAct 미국로봇피지컬AI액티브가 휴머노이드 하나가 아니라 더 넓은 물리 AI 응용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5. 머니마켓과 단기국공채 비중이 DC의 방어 구간 역할을 계속 하고 있는가.

검은 월요일 이후에도 바꾸지 않을 것

1차 매수 후 바로 급락장이 오면 기분이 나빠진다. 하지만 이번 계획에서 검은 월요일은 계획을 버릴 이유라기보다, 계획을 만든 이유에 가깝다.

내가 당장 바꾸지 않기로 한 것은 세 가지다.

세 개의 계좌 역할 폴더와 손글씨 체크리스트가 놓인 식탁
이미지 제작에는 AI가 사용되었습니다. 급락장에는 예측보다 먼저 내가 지킬 순서를 적어두는 일이 필요했다.

첫째, 4회 분할 매수 일정은 유지한다. 2026년 6월 25일, 7월 23일, 8월 20일에 남은 비중을 나눠 넣는 계획은 그대로 둔다. 하락이 무섭다는 이유로 멈추면, 결국 나는 1차 매수 가격 하나에 모든 감정을 묶어버리게 된다.

둘째, 계좌별 역할은 바꾸지 않는다. DC는 중심 계좌, 연금저축1은 성장 섹터 계좌, 연금저축2는 실험 계좌다. 검은 월요일이 왔다고 작은 계좌를 방어 계좌로 바꾸거나, 큰 계좌를 휴머노이드 몰빵 계좌로 바꾸지 않는다.

셋째, ETF 이름이 아니라 구성종목을 본다. 특히 액티브 ETF는 운용사가 편입 종목을 바꿀 수 있다. 내가 산 것이 여전히 내가 생각한 투자 가설과 맞는지, 2차 매수 전 구성종목표부터 확인한다.

이 글은 투자 추천이 아니다. 내가 실제로 1차 매수를 한 뒤, 급락장을 맞고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다시 적어둔 실행 순서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시장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정한 구조가 아직 유효한지 확인하는 일이다.

매수와 매도는 그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