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라는 말이 더 크게 들리는 날

방송 녹음을 앞둔 청소년의 틱을 의지 문제로 오해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살펴야 할까요. 잠깐의 억제와 치료를 구분하고,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휴식·편집·도움의 기준을 짚습니다.

학교 방송실에서 녹음을 멈춘 학생에게 친구들이 필요한 도움을 묻고, 대본을 나누어 함께 녹음을 이어 가는 다섯 컷 만화. AI 이미지

녹음 버튼을 누르기 직전, 준호는 먼저 미안하다고 말했다. 목에서 짧은 소리가 나면 다시 읽겠다는 말이었다. 틱이 있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도움은 소리를 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본인이 어떤 순간에 힘든지 듣고, 쉬거나 녹음을 나누는 방법을 함께 정하는 편이 낫다. 그런데 방송실에서 가장 먼저 나온 대답은 익숙했다. “이번 문장만 조금 참으면 되잖아.” 준호는 대본을 내려다보았다. 문장은 세 줄이었지만 그 부탁이 얼마나 긴지는 종이에 적혀 있지 않았다.

학교 축제 안내 방송은 생방송이 아니었다. 날짜와 장소를 소개하는 짧은 녹음이었고, 실수하면 잘라 붙일 수 있었다. 준호가 대본을 쓴 부분에는 운동장 입구가 바뀐다는 설명이 들어 있었다. 유나는 안내가 헷갈리지 않게 잘 정리했다며 그 부분을 준호가 읽으면 좋겠다고 했다. 컴퓨터 앞에 앉은 태오는 마이크 높이를 맞추고 창문을 닫았다. 방이 조용해지자 종이를 넘기는 소리도 크게 들렸다. 준호는 시작 신호보다 친구들이 자기 목소리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신경 쓰였다.

첫 문장을 읽다가 소리가 났다. 준호는 곧바로 사과했고 태오는 녹음을 멈췄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그래도 준호는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살폈다. 화가 났는지, 또 해야 해서 귀찮은지 알아보려 했다. 유나는 괜찮다고 말한 뒤 한 번만 집중해서 해 보자고 덧붙였다. 위로하려던 말이었지만 준호에게는 앞서 집중하지 않았다는 평가처럼 들렸다. 방금 읽은 안내 문구보다 자신이 녹음을 망쳤는지가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태오도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다만 점심시간에는 조용했으니 지금도 잠깐 멈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준호는 어떤 때는 가능하고 어떤 때는 어렵다고 설명하다가 말을 줄였다. 설명을 잘못하면 변명처럼 들릴까 봐서였다. 쉬고 싶다는 말까지 하면 오늘 맡은 일을 하기 싫은 사람으로 보일지도 몰랐다. 유나는 대본을 다시 들려다가 내려놓았다. 지금 정해야 할 것은 누가 더 노력할지보다 녹음을 어떻게 이어 갈지였다.

준호가 방송 대본을 읽다가 잠시 멈춘다. 친구들은 재촉하지 않고 기다린 뒤 필요한 방법을 묻고, 대본의 구간을 나누어 함께 녹음을 계속한다.AI 이미지
증상이 사라질 것을 약속받는 대신 녹음할 방법을 함께 정했다. 이미지 제작에는 AI가 사용되었습니다.

조용했던 순간이 의지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틱은 갑작스럽게 반복되는 움직임이나 소리다. 눈을 깜박이는 운동 틱도 있고, 목을 가다듬는 듯한 음성 틱도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설명은 원치 않아도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점과, 어떤 사람은 잠깐 억제할 수 있지만 그 일이 어렵다는 점을 함께 짚는다. 이 두 설명은 모순되지 않는다. 짧은 시간 조절한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하루 종일 같은 조절을 요구할 수는 없다. 겉으로 조용한 동안 어떤 노력이 들었는지도 옆에서는 알기 어렵다.

준호가 점심시간에 덜 힘들어 보였다는 관찰은 그 시간의 일부를 본 기록이었다. 친구들은 준호가 식사에 얼마나 집중했는지, 몸의 불편함을 얼마나 의식했는지까지 알지 못했다. 방송실에서는 달랐다. 마이크가 작은 소리까지 받아들이고, 녹음 파일이 남고, 다음 순서를 모두 기다렸다. 이 차이를 살피지 않은 채 아까는 괜찮았는데 왜 지금 그러느냐고 물으면 준호는 증상에 더해 자기 진실성까지 설명해야 한다. 관찰한 장면이 짧을수록 판단도 작게 남겨 두는 편이 정확하다.

어떤 사람은 틱이 나오기 전에 몸의 특정 부위가 답답하거나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한다. 이를 전조 충동이라고 부른다. Piacentini 연구진의 임상시험 원문은 이런 감각과 틱 이후의 일시적인 완화가 행동치료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설명한다. 그러나 친구가 그 감각을 찾아내겠다며 계속 질문하거나, 지금 참을 수 있는지 시험할 이유는 없다. 당사자가 느끼는 방식을 잘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어려움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말로 옮기기는 어렵다.

틱의 크기와 빈도는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CDC가 안내하는 경과도 증상이 심해졌다 약해졌다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루 중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꾀병이라고 판단하거나, 조용해진 날을 완치로 단정하면 다음 변화가 올 때 다시 비난하게 된다. 준호가 다음 녹음에서 소리를 덜 냈다고 해서 오늘의 부탁이 옳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날의 변화와 친구들의 말이 어떤 관계였는지는 한 장면만으로 알 수 없다.

틱과 뚜렛증후군도 같은 말로 마구 바꾸어 쓰면 안 된다. CDC의 진단 안내는 움직임과 소리의 종류, 지속 기간, 시작 시기와 다른 원인 등을 함께 살핀다. 뚜렛증후군이라는 이름이 그 사람의 어려움을 언제나 가장 심한 단계로 표시하는 것은 아니다. 방송 중 소리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친구가 진단명을 붙일 수도 없다. 눈에 띄는 장면을 인터넷 영상과 대조하기보다, 반복되는 증상이 생활을 어렵게 한다면 의료진에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돕는 쪽이 필요하다.

흔히 알려진 자극적인 모습이 틱의 전부는 아니다. 누군가의 증상을 흉내 내며 이름을 맞히는 일은 이해를 돕지 못한다. 준호가 알려 주고 싶은 것은 자신의 소리를 분류하는 퀴즈가 아니었다. 녹음을 계속하고 싶다는 것, 소리가 날 때마다 모두가 멈춰서 자신을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증상을 알아보는 눈과 그 사람의 말을 듣는 태도는 따로 연습해야 한다. 이름을 안다고 필요한 도움까지 저절로 알게 되지는 않는다.

치료에서 배우는 조절과 친구가 요구하는 참기는 다르다

태오는 행동치료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연습해서 틱을 줄일 수 있다면 지금도 연습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치료에는 평가와 계획, 배워야 할 기술과 반복해서 조정할 시간이 있다. 녹음이 밀린 상황에서 친구가 던지는 요구와는 조건이 다르다. CDC의 포괄적 틱 행동중재(CBIT) 안내는 자신의 틱과 충동을 알아차리고, 개인에게 맞는 대체 행동을 연습하며, 증상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살피는 과정을 설명한다. 누가 옆에서 참으라고 반복하는 방식으로 대신할 수 없다.

이 치료를 검증한 대표적인 1차 연구가 Piacentini 등의 2010년 무작위 대조시험이다. 생활에 지장을 주는 뚜렛 또는 만성 틱장애가 있는 9~17세 126명을 두 집단에 배정했다. 10주 동안 8회에 걸친 행동중재를 받은 집단과 지지적 치료·교육을 받은 집단을 비교했다. 치료 배정을 모르는 평가자가 많이 또는 매우 많이 호전됐다고 평가한 비율은 각각 52.5%와 18.5%였다. 단순히 기다린 집단과의 비교가 아니었고, 평가된 것은 완치 여부도 아니었다.

이 숫자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근거이면서 누구에게나 같은 결과를 약속할 수 없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행동중재 집단에도 충분한 호전을 보이지 않은 참여자가 있었다. 또 연구의 장기 추적은 처음 치료에 반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으므로 전체 참여자가 같은 효과를 유지했다고 넓혀 말할 수 없다. 방송실에서 잠깐 참도록 한 뒤 결과를 보고 노력이나 의지를 평가하는 일은 이 연구가 시험한 치료와 거리가 멀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말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행동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틱의 원인을 마음가짐으로 환원할 수도 없다. 신경계와 관련된 증상에도 학습과 환경을 다루는 치료가 쓰일 수 있다. 반대로 환경이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부모의 양육이나 시험 스트레스를 단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해서도 안 된다. 준호가 편한 자리에서 덜 힘들어 보인다면 그 조건을 살펴볼 수는 있다. 그러나 누가 긴장시켜서 생긴 병이라고 단정하는 순간 가족은 원인 제공자로, 준호는 늘 편안해야 하는 사람으로 몰린다. 설명을 단순하게 만들수록 실제 도움은 좁아질 수 있다.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때도 주변 사람이 보기 싫은 증상부터 없애자는 기준은 충분하지 않다. CDC의 치료 안내는 통증이나 손상, 학교·사회생활의 어려움, 스트레스가 있을 때 약물과 행동치료 등을 고려한다고 설명한다. 일상에 지장이 적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약물에는 부작용이 있고 행동치료도 모두에게 효과적이지는 않다. 당사자와 보호자가 의료진과 함께 실제 불편과 원하는 변화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 글의 녹음 방법은 진료를 대신하는 치료법이 아니라 그날 함께 일하기 위한 조정이다.

유나는 준호가 병원에서 어떤 연습을 하는지 물으려다가 멈췄다. 친구에게 치료 내용을 보고할 의무는 없었다. 지금 해 줄 수 있는 일을 묻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준호는 소리가 나더라도 문장 끝까지 읽게 두고, 자신이 손을 들면 잠깐 끊어 달라고 했다. 어느 순간에 멈출지를 자신도 정할 수 있으면 덜 쫓길 것 같았다. 유나는 그 방법으로 한번 해 보자고 답했다. 잘되지 않으면 바꿀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약속은 증상을 없애겠다는 약속보다 구체적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기와 혼자 두기는 다르다

틱이 나올 때마다 지적하지 않는 태도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어려움까지 못 본 척하자는 뜻은 아니다. 뚜렛협회의 교실 안내는 증상을 억제하는 데 쓰는 집중과 에너지가 학업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교실이 조용해졌다는 이유만으로 학생에게 편한 시간이 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틱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으면서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힘든 점, 쉬고 싶은 순간, 필요한 지원은 따로 물을 수 있다. 증상에 쏠린 시선을 거두는 것과 사람에게서 관심을 거두는 것은 다르다.

방송실에서는 먼저 녹음 길이를 나누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안내 장소가 바뀌는 부분에서 끊고, 다음 문단은 새 파일로 받기로 했다. 실수가 없는 한 번을 얻으려고 계속 처음으로 돌아가는 대신 전달할 문장을 남기는 방식이었다. 다른 친구들도 발음이 꼬이거나 숨이 차면 다시 읽었다. 준호만 따로 검사받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면서 작업 방법을 바꿀 수 있었다. 다만 이 방법이 모든 학생에게 맞는 정답은 아니었다. 준호가 원하지 않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쉬는 방식에도 선택이 필요했다. 유나는 복도에 다녀와도 된다고 했고 준호는 자리에 앉아 잠깐 물을 마시겠다고 했다. 쉬라는 말이 매번 방 밖으로 나가라는 뜻이 되면 참여하는 자리는 쉽게 비어 버린다. 조용한 곳이 편한 사람도 있지만, 나갈 때마다 눈치를 보거나 돌아올 때 설명해야 해서 더 불편한 사람도 있다. 어디서 얼마나 쉴지, 돌아올 때 어떤 신호를 줄지 미리 정해 두면 서로 추측하는 일이 줄어든다. 휴식은 잘 참은 사람에게 주는 보상으로 남겨 둘 필요가 없다.

녹음 파일을 편집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조심스러웠다. 태오는 불필요한 소리를 전부 지워 주겠다고 했다. 준호는 문장을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만 함께 들어 보고 싶다고 답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편집이 편한 참여 방법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자신의 목소리 일부를 부끄러운 것으로 취급하는 경험일 수 있다. 같은 도구라도 누가 기준을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용 전달에 필요한 편집과 당사자가 원치 않는 지우기를 구분하려면 파일을 만지기 전에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준호는 녹음한 부분을 장난으로 단체 대화방에 올리지 말아 달라는 말도 했다. 태오는 원래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답했다가, 생각이 없었다는 것만으로 준호가 안심할 수는 없겠다고 느꼈다. 파일은 방송 담당자와 셋만 확인하고, 축제 안내에 쓸 최종본을 먼저 함께 듣기로 했다. 누군가를 이해시키겠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증상을 공개할 권리가 생기지는 않는다. 친구들에게 설명할지, 누구에게 어느 정도 말할지도 본인과 상의할 일이다.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배려받을 수 있어야 한다.

담당 교사에게는 녹음을 구간별로 받고 잠깐 쉴 시간을 두겠다고 알렸다. 진단의 세부 내용까지 친구들이 대신 전할 필요는 없었다. 학교에서 지속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면 학생·보호자·교사가 필요한 정보를 나눌 범위를 함께 정할 수 있다. 모든 반 친구가 개인의 치료 이력을 알아야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나는 다음 모임에서 준호를 소개하며 틱 이야기를 먼저 하지 않기로 했다. 방송 대본을 잘 쓰는 친구라는 소개조차 매번 붙일 필요는 없었다. 그냥 같이 방송을 만드는 준호였다.

참여를 남기면서 어려움을 확인하는 일

준호가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 작은 소리가 또 났다. 태오는 손을 떼고 기다렸다. 준호가 문장을 마친 뒤 파일을 확인하자 안내 내용은 충분히 들렸다. 다음 문단에서는 준호가 손을 들어 잠깐 멈췄다. 이번에는 아무도 왜 그러느냐고 묻지 않았다. 정해 둔 신호였기 때문이다. 증상이 사라진 장면은 아니었지만, 준호가 매번 사과하고 친구들이 매번 허락하는 순서가 줄었다. 녹음이 끝날 때까지 그날의 몸 상태를 모두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물론 참여를 지킨다는 말로 모든 불편을 덮을 수는 없다. 준호에게 통증이 있거나 녹음 뒤에 심하게 지친다면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언제나 좋은 선택은 아니다. 쉬거나 다른 날로 미루고, 필요한 진료를 상의할 수 있어야 한다. 주변 사람의 목표가 끝까지 해내는 장면이 되면 배려도 압박으로 바뀐다. 참여할 권리에는 잠깐 빠질 선택도 들어간다. 오늘 끝냈다는 결과보다, 본인이 멈추고 다시 정할 수 있었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역할을 바꾸더라도 다음 기회까지 영구히 잃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친구들끼리 해결하기 어려운 때도 있다. 반복되는 움직임이나 소리가 처음 나타났거나 갑자기 양상이 달라졌다면 혼자 진단하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좋다. CDC의 진단 안내는 틱처럼 보이는 증상에도 서로 다른 원인과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어떤 진단에서 기간 기준을 쓴다는 이유로 힘든 생활을 참고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진료에서는 언제 시작됐는지와 무엇이 불편한지를 전할 수 있다. 친구가 몰래 촬영한 영상으로 증명하려 할 필요는 없다.

도움의 우선순위가 틱에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CDC는 뚜렛증후군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ADHD·불안·강박장애 등의 어려움도 살피도록 안내한다. 눈에 잘 띄는 움직임보다 공부를 따라가기 힘든 일이나 계속되는 걱정이 당사자에게 더 괴로울 수 있다. 그렇다고 틱이 있는 친구에게 다른 진단까지 추측해서 붙여서는 안 된다. 무엇 때문에 하루가 힘든지 듣고 필요한 어른이나 전문가와 연결하는 정도가 친구가 맡을 수 있는 자리다.

놀림이 있다면 준호가 덜 예민해지도록 돕는 것으로 끝낼 수 없다. 소리를 흉내 내거나 녹음 일부를 돌려 듣는 행동은 멈추게 해야 한다. 증상에 반응하지 말자는 원칙을 괴롭힘에도 적용하면 피해를 받은 학생만 조용히 견디게 된다. 담당 교사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알리고 안전하게 참여할 방법을 상의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도 준호가 원치 않는 공개 설명을 떠맡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교실 전체의 태도를 바꾸는 일을 증상이 있는 학생 한 명의 발표 과제로 만들 수는 없다.

지난 글에서 살핀 선택과 지원은 여기에서도 필요하지만 어려움의 종류와 도울 방법은 같지 않다. 틱을 이해하는 데 지적 능력에 대한 추측을 끌어올 이유가 없고, 조용히 있지 못한다고 협조할 마음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준호는 자기 대본의 장소 설명을 다시 고쳤고 유나는 안내 순서를 점검했다. 태오는 파일 길이를 맞추었다. 각자 맡은 일을 하다가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주고받았다. 준호의 증상만이 그 방에서 벌어진 일의 전부는 아니었다.

최종본을 들은 준호는 두 번째 문장을 조금 느리게 읽고 싶다고 했다. 틱 때문이 아니라 안내 장소가 한 번에 잘 들리지 않아서였다. 태오는 새 파일을 열었다. 유나는 다음 대본을 한 장 건넸다. 방송실에서 바뀐 것은 모두가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상태가 아니었다. 다시 읽자는 말의 이유를 준호에게도 물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참으라고 말하기 전에, 지금 필요한 일이 증상을 없애는 것인지 아니면 함께 할 방법을 정하는 것인지 한 번 확인하면 좋겠다.

참고 연구와 공식 자료

Piacentini 등(2010), 틱 행동치료 무작위 대조시험. JAMA, 303(19), 1929–1937. 9~17세 126명, 10주 8회 CBIT와 지지적 치료·교육 비교. 호전 비율은 완치율이 아니며 장기 추적은 초기 반응자 대상이다.

CDC, 뚜렛증후군의 특성과 경과, 틱장애 진단, 치료와 지원, CBIT 안내. 2026년 10월 25일 확인. 미국의 진단·치료 정보이며 국내 학교의 법적 지원 자격을 설명하는 자료는 아니다.

미국 뚜렛협회, 교실에서의 틱과 교육자 지원. 억제에 드는 주의와 에너지, 학생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 자료. 방송실의 구체적인 편집·휴식 방법은 이 글의 상황에 맞춘 제안이다.